1970년대에 발생한 러시아의 곡물 대강탈은 식량을 무기로 활용한 외교의 한 예로 들 수 있다.
1972년, 소련은 자국 내 곡물 수확이 극심한 흉작으로 인한 곡물비축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련은 대규모로 곡물을 구매할 필요가 있었다.
소련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서 곡물을 대규모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갑작스럽고 비밀리에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미국 곡물 시장을 큰 충격을 안겨다 준다.
1975년에는 비축량이 27일치까지 줄어드는데 잉여분이 있어도
대부분 미국에 거점을 둔 거대곡물무역회사의 손아귀에 들어 있었다.
이 당시 95%의 세계 전체 곡물보유고가 카길, 콘티넨털그레인, 쿡인더스트리, 드레퓌스, 번지,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 이렇게 여섯 개 다국적 애그리비즈니스 기업의 통제 아래 놓여 있었다고 한다.
사실 민간회사들이 가능한 한 빠르게 투자 이윤을 회수하고자 하는 특징을 고려했을 시
그들의 재고는 결코 비축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들은 가격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곡물의 공급을 조작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국제 곡물 시장의 복잡성과 글로벌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되기 시작한다.
또 다른 예로 베트남 전쟁기간에 베트남에서 전개된 공법 480을 들 수 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대중의 원성이 날로 거세지자 닉슨 행정부는 남베트남을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원조하기 위해 의회에서 돈을 따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의회는 원조에 제약을 가했고 백악관은 간섭을 피해 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섰다.
한 가지 방안은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기구를 통해 미국의 원조를 지속하는 것이었고
또 다른 방안은 식량원조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국제식량원조프로그램은 의회의 연간세출 검토대상이 아니었는데
이는 전쟁 수행기구를 지원하는 직접적인 군사보조금이 되었다.
의회가 남베트남에 경제원조를 20% 삭감하자
백악관은 이 프로그램의 할당액을 5억 달러 늘리는 식으로 비껴간다.
칠레에서 벌어진 사건 또한 식량무기의 또 다른 예로 거론될 수 있는데
국무부와 CIA의 지원을 받은 칠레의 부유한 지주들은 식량 생산을 국내에서 고의로 방해한다.
식량수입이 곱절로 늘고 칠레의 외환보유고는 바닥이 난다.
그 결과 식량수입은 더욱더 어려워진다.
이후 칠레의 쿠데타 정부는 미국이 칠레에 제공한 원조식량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다.
하지만 막대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않았다.
새로 집권한 군부가 최대 수혜자였다.
그리고 군부는 이 자금을 통해 미국 무기를 대량으로 사들인다.
미국인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국가재정이 해외원조라는 자금으로 둔갑한 뒤
다시 글로벌국제기업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예시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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