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9월 14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만만하게 월스트리트를 찾았다.
목적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월스트리트 큰손들을 혼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금융개혁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딥스테이트가 계획한 정치적 쇼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
납세자의 피를 뽑아 월스트리트의 탐욕을 채워준 것 역시 대통령의 공이 컸기에 구세주라고 자부할 만했다.
하지만 그가 금융개혁을 위해 준비한 연설에서 예상치 못하게 월스트리트 큰손들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의 반론은 그들이 로비활동으로 대선 경비를 대주지 않았다면
오바마는 여전히 국회의원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금융개혁안은 사실 그가 야심 차게 준비한 정치 업적 중 하나였다.
이렇게 해서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 낸 것이 바로 '도드 프랭크' 법안이다.
'글라스스티걸 법(1933년)'과 더불어 미국 금융 규제 개혁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도드프랭크법안의 수많은 조항중에서 핵심 이념은 '볼커 룰'이다.
핵심원칙은 은행이 이익을 얻기 위해 예금자의 돈을 위험에 빠드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930년대 은행이 예금자의 돈을 투기에 쓰기 시작하다가 돈을 잃고 은행이 문을 닫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예금자 에게 돌아갔다.
예를 들어 은행의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또는 주식 투기처럼 번 돈은
은행소유가 되고 손실은 예금자가 책임지는 식이다.
그렇기에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엄격히 구분하는 '글라스스티걸 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90년대 말, 월가의 탐욕으로 인해 글라스스티걸 법은 폐지된다.
도드프랭크 법안은 상정할 당시 56쪽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로비활동을 통해 섞이다 보니 848쪽으로 늘어났다.
그전까지 미국의 금융법안은 50쪽을 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2010년 법안을 발표한 이후 2년이 되자 수많은 논쟁 끝에 8848쪽으로 늘어났다.
무수히 많고 북잡한 세부 사항으로 핵심 문제를 교란하고 산더미 같은 문서로 관련된 인물들을 은폐시킨 다음
끊임없는 분쟁을 일으켜 법안의 본래 취지를 감춰버린다.
법안이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해석이 제대로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볼커룰이 시행된다면 월스트리트 큰손들은 2011년에만 50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가는 미국 정계의 스타들로 구성된 로비군단을 조직해 정부의 관련 감독기관과 교섭을 시도했다.
이들은 식객으로 변신한 뒤 높은 보수를 받으면서 열심히 활동했다.
결국 오바마 정부는 월가의 거대한 압력을 못 이겨 타협을 선택한다.
그 결과 수많은 예외조항과 세부규정을 보태 넣어 한층 더 복잡해진다.
100개의 면제조항에 1000개의 예외조항을 곱하면 10만 개의 불가해가 만들어진다.
보는 사람마다 읽다말고 탄식할 정도라고 한다.
FED마저 대형은행을 감싸고 돌았다.
FED내부에서 은행의 자기자본 거래에 관한 정의가 금융기관 별로 세분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 볼커룰은 더욱 종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더구나 2012년7월21일 발효될 예정이었던 법안은
준법성 심사를 할수 있도록 2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더 준다고 통지했다.
폴 볼커도 월스트리트의 막강한 힘에 못 이겨 2024년 이후의 금융위기를 방지하려면이라는
문구를 넣게 되는데 이 말의 뜻은 2024년 이전의 부정행위는 가볍게 처벌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도드프랭크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한층 더 개정안을 통해 완화된다.
정작 세계적인 위기를 불러 일으킨 무모한 대출의 장본인 월가 은행들은
미국국민의 혈세 수천억달러를 제공받고 범죄적 사기죄목으로 철창신세를 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시금 보너스가 뿌려 졌으며 은행들의 규모는 한층 더 커진다.
장래의 위기를 막기 위한 진지한 조치는 시간 끌기 각종 예외조항 집어넣기로 무용지물이 된다.
*Comment: 아무리 훌륭한 법안을 만들어 잘못된 것을 고치려고 노력한다 한들 지속적으로 시간 끌고 예외조항을 집어 넣어 버리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점차 무뎌지고 사라져 버린다는 특징을 잘 공략한 사례이기도 함. 지금 이 문제도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음. 개인의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까발리고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활용하는 정신 나간 짓거리를 지속적으로 시간 끌고 핑계 및 변명을 만들어 보편적 활동으로 정착시켜버림. 인구만 허벌나게 많은 민주주의는 사실상 주도권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기도 함. 몰라서 그랬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아무리 가르쳐주고 각성을 시켜줘도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기에 매우 실망스럽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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