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이탈리아(1947~1948)

1946년 이탈리아의 국민회의 선거에서 공산당과 사회당이 얻은 득표수가

기독교민주당이 얻은 득표수를 앞지르게 되었다.

다행히도 공산당과 사회당이 서로 다른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에 

기독교민주당 측의 수상이 이끄는 연립내각에서 몇몇 장관직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미국정부의 입장에서 이탈리아 내의

마르크스주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정부수립에 대한 우려를 갖도록 만들었다.

 

4월18일 예정된 선거에 대비해 공산당과 사회당은 전선을 통합했고 

1946년에 얻은 득표수보다 10%가 더 많은 표수를 확보했다. 

기독교민주당은 큰 표 차이로 2위에 머문다. 

이탈리아 정부를 좌익이 차지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바로 이 무렵부터 미국의 거대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이탈리아인들에게 행사되기 시작한다. 

미국인들의 모든 노하우와 여론 조성에 탁월한 미국의 광고업계 그리고 할리우드의 대대적인 선전이 

이탈리아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동원되기 시작한다.

결국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나뉘어 전선이 그려진다. 

실제로도 1947년 미국정부와 이탈리아 기독교민주당이 권력찬탈을 공모했음이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1947년 이탈리아의 최대 관심사는 피폐한 이탈리아를 위한 재정원조를 

미국으로부터 받아내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1월에는 이탈리라 수상이 워싱턴을 방문한다. 

귀국하자마자 그는 공산당원과 사회당원이 포함되어 있던 내각을 갑자기 해산시킨다. 

대부분 언론들은 미국방문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였으며

이와 같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금융원조는 동결된다. 

이유는 원조를 위해선 내각에서 좌파들의 축출까지 요구되었다. 

그에 따라 이탈리아 수상은 내각을 완전히 해체시키고 좌파 인사들을 완전히 배제한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몇 개월 동안의 확인작업을 거친 뒤 미국의 재정원조가 이행 되었으며 

미국에 대한 10억달러의 채무 또한 탕감되었다. 

똑같은 시기에 미국의 재정원조에 의지하고 있던 프랑스 정부도 

모든 공산당 출신의 장관들을 축출했다고 한다. 

미국의 재정원조가 프랑스 정부 또한 동조하게 만드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1948년 이탈리아 선거가 실시되기 직전 좌파연합이 승리할 가능성이 점쳐졌으며 

정권교체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정책통합국을 구성하게 된다. 

정책통합국은 CIA에게 이탈리아에 대한 정치 및 준군사적임무를 비밀리에 수행하도록 지시한다. 

아래에 언급되는 선거운동 수단들이 사용되어 좌파연합정당에 대한 지지도는 놀랄 만큼 급속하게 하락한다.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을 동원하여 대량의 편지를 보내고 공산당이 승리하게 된다면 

이탈리아는 원조가 중단되어 파멸로 치닫게 될것을 경고한다. 

미국무성의 발표로 공산당이 승리 한다면 미국으로부터 더 이상의 원조는 없을 것을 주장한다. 

이탈리아로 직접 전송되는 단파방송들은 미국무성의 후원을 받아 공산당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인터뷰내용을 담은 개인적인 메시지를 방송하였다. 

이탈리아에 대한 미국의 선전방송 횟수도 크게 증가했으며

이탈리아계 미국인 주부를 위한 5개의 방송프로그램 또한 편성된다. 

이탈리아 자녀들을 위한 헐리우드의 한 시간 분량의 기금모금 방송을 내보내기도 한다. 

미국인의 생활을 선전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와 영화 또한 이용되었는데 선거운동 기간 중에 

매주 500만명 이상의 이탈리아인들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된다. 

공산당에 관여하면 미국 이민이 거부될것이라고 발표한다. 

소비에는 연방이 서유럽을 정복할것이라는 음모론 또한 제기된다. 

이탈리아를 UN회원국으로 가입시킨다 등등.... 

이탈리아인들은 좌파연합이 소비에트 연방의 배후조종에 의해 움직인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탈리아 선거에 대한 소비에트 연방의 실제적인 개입은 없었다. 

반면 미국 언론들은 소비에트 연방이 이탈리아 공산당에게 다량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선전보도를 하였고

오히려 우익 정당들은 좌파연합보다 7.5배나 많은 선거자금을 선거운동에 사용했다고 한다.

소비에트 연방은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인지하였으며 

공산당이 승리한들 미국과 영국의 반응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유는 소비에트 연방이 새로운 전쟁을 치를 여력이 없었기에 서방국가와의 충돌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에트 연방은 이탈리아 공산당을 포기하였고 기독교민주당은 48퍼센트의 득표율로 승리한다. 

후에 영국의 노동당 당수는 이렇게 적고 있다 

"20세기 가진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난한 자들을 설득하여

그들의 정치적 자유를 이용하는 보수주의 정치학의 모든 기술이 총동원된 사례이다"